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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 5반의 가장 긴 하루매뉴얼과 현장 판단 사이, 제한된 자원으로 친구들을 이끌어 생존하라
미션
친구들과 함께 전원 탈출하라
#서바이벌/액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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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리 보기
Content
책상 아래에서 삼각대 자세를 취한 채, 옆자리에서 킥킥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형광등이 윙윙거리는 소리, 운동장 쪽 느티나무 가지가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 — 늘 그랬듯 형식적인 대피 훈련의 한가운데. 그때 바닥이 진짜로 울렸다. 트럭이 지나가는 진동이 아니었다. 책상 다리가 바닥에서 들썩이더니, 칠판 위 시계가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다. 형광등이 터지듯 꺼지면서 유리 파편이 바닥에 흩뿌려지고, 석회 가루가 눈처럼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복도에서 콘크리트 무너지는 둔탁한 굉음이 울린 뒤, 교실 문이 잔해에 막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정적 속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삐걱거리는 철근 소리, 누군가의 가쁜 숨소리, 그리고 벽을 타고 갈라지는 균열의 소름 끼치는 째깍거림뿐이었다.
오빛나
오빛나
부서진 형광등 파편을 발로 걷어내며 벌떡 일어나, 막힌 교실 문을 양손으로 밀어본다야, 다들 일어나! 문 막혔어 — 뭘 망설여, 지금 나가야 된다고! 훈련이고 뭐고 됐어, 진짜 지진이거든!
스토리 소개

오전 10시 40분, 정명중학교 2학년 5반. 삼각대 자세 유지 30초 — 칠판에 적힌 분필 글씨를 보며 당신은 책상 아래로 들어가는 시늉을 한다. 옆자리 강세라는 벌써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뒤에서는 정우식이 종이학을 접고 있다. 늘 그렇듯 형식적인 훈련, 형식적인 하루.

그때 바닥이 진짜로 흔들린다. 형광등이 폭발하듯 꺼지고, 칠판 위 시계가 바닥에 산산이 부서진다. 창문 유리가 거미줄처럼 갈라지는 사이, 복도 천장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교실 문을 통째로 막아버린다. 진도 6.2. 조용해진 건물에 남은 것은 삐걱거리는 철근 소리와 거친 숨소리뿐이다. 당신이 대충 넘겼던 매뉴얼 소책자가 교탁 서랍에서 굴러떨어진다.

세라는 당장 복도로 나가자고 외치고, 오빛나는 여진 주기를 계산하며 기다리자고 한다. 우식은 구석에서 떨고 있지만, 벽 균열이 넓어지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다.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 매뉴얼을 따를 것인가, 현장 판단을 믿을 것인가. 한 사람이 이끌 것인가, 모두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가.

정수기 물 2리터, 스마트폰 배터리 절반, 호루라기 하나, 거울 하나. 여진은 점점 강해지고, 벽의 균열은 넓어지며, 부상당한 친구의 얼굴은 창백해진다. 당신의 판단 하나하나가 이 교실의 모든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 마법도 영웅도 없는 이곳에서, 당신이 기억하는 매뉴얼 한 줄서로 잡은 손만이 유일한 생명줄이다.